선수 성장 계획(IDP)이란 무엇인가
· IDP는 선수 개개인에 맞춰 관리하는 선수 성장 계획입니다.
· 유럽과 남미에서는 이미 운영하고 있고, 국내도 개인별 데이터는 이미 쌓이고 있습니다.
· 어려운 것은 계획을 세우는 일이 아니라 그 계획을 주기적으로 실행하는 일입니다.
팀에서 이런 대화가 오갑니다. “쟤는 볼 간수가 약해.” “얘는 후반에 체력이 떨어져.” “저 선수는 자신감만 붙으면 된다.”
코치들끼리 나누는 이 대화가 선수 성장 계획의 시작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그 이야기가 어딘가에 남아 다음 달에 다시 열어볼 수 있는가. 무엇이 달라졌는지 확인할 방법이 있는가.
이 과정을 하나의 주기로 다루는 것을 선수 성장 계획(IDP, Individual Development Plan)이라고 부릅니다. PLCO(플코)가 만든 말이 아닙니다. 해외에서도, 대한축구협회도 이미 쓰고 있는 용어입니다. 이 글은 IDP의 개념과 국내외 현황 그리고 계속 실행하기 어려운 이유를 다룹니다.

Q. IDP란 무엇인가?
IDP는 선수 개개인에 맞춰 관리하는 선수 성장 계획입니다.
영상 분석 기업 Hudl은 IDP를 선수의 성장을 위한 구조화된 개인별 로드맵이라고 정의합니다. 현재 능력을 파악하고, 무엇을 향상시킬지 계획하고, 방법과 빈도를 정하고, 정기적으로 다시 확인합니다.
부르는 이름은 여럿입니다. 육성 계획, 발전 계획, 개발 계획이라고도 부릅니다. 이 글에서는 선수 성장 계획으로 부르겠습니다.

Q. IDP는 무엇을 다루는가?
IDP는 선수의 여러 면을 함께 다룹니다.
잉글랜드축구협회의 4코너 모델(Four Corner Model)은 선수를 기술/전술, 피지컬, 심리, 사회성 네 개 영역으로 나눠 봅니다. 프리미어리그 아카데미가 개인별 계획을 짤 때 쓰는 틀입니다.

네 개의 영역을 함께 보는 이유는 선수마다 부족한 부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떤 선수는 체력이, 어떤 선수는 볼을 받기 전 몸 방향이, 어떤 선수는 팀 안에서 자기 의견을 내는 일이 부족합니다. 한 영역만 봐서는 그 차이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수원삼성 블루윙즈 백승주 유스 디렉터는 IDP를 이렇게 표현합니다. 선수 한 명 한 명에게 입히는 맞춤복. 팀 전체가 빌드업 훈련을 해도, 어떤 미드필더에게는 볼을 받기 전 몸을 반쯤 열라는 과제가 따로 붙습니다. 훈련은 하나인데 과제는 선수마다 다릅니다.

Q. IDP는 어떤 순서로 구성되는가?
네 단계입니다. 마지막 단계가 끝나면 다시 첫 단계로 돌아갑니다.
측정으로 몸과 훈련, 경기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모읍니다. 진단은 그 데이터가 이 선수에게 무엇을 뜻하는지 읽는 단계입니다. 팀 평균이 아니라 그 선수의 지난 기록과 비교합니다. 설계에서 기간별 목표를 정하고 목표에 맞는 과제를 줍니다. 피드백으로 실행과 변화를 확인하고 대화합니다. 여기서 확인한 내용이 다음 측정의 출발점이 됩니다.

여기서 목표와 과제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목표는 무엇을 이룰지, 과제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이번 주에 무엇을 할지입니다. 목표는 선수와 합의해 정하고, 과제는 그 목표에서 나옵니다. 무엇을 할지 정하는 주체는 지도자와 선수이고, 측정과 진단은 그 결정의 근거가 됩니다.
이 주기를 한 달 단위로 돌리는 팀이 있습니다. FC KHT 일동중 U-15 이동진 감독은 매달 1일에 선수가 스스로 계획을 세우게 합니다. 스트라이커, 미드필더, 수비수 포지션마다 한 달간 채워야 할 부분이 다르고, 같은 포지션 안에서도 선수마다 다릅니다. 팀 훈련이 끝난 뒤 저녁 여덟 시부터 아홉 시까지가 각자 짠 계획을 실행하는 개인 훈련 시간입니다.
한 달이 지나면 지난달을 돌아보고 다음 달 계획을 다시 세웁니다. 이것이 한 바퀴입니다.

Q. 누가 하고 있는가?
유럽과 남미의 엘리트 아카데미에서는 선수 성장 계획을 이미 운영하고 있습니다.
잉글랜드는 제도로까지 만들었습니다. 프리미어리그는 2012년 유소년 육성 제도(EPPP, Elite Player Performance Plan)를 도입해 모든 아카데미 선수가 4코너 모델을 토대로 자신에게 맞춘 발전 계획을 갖도록 했습니다. 아카데미 등급 심사에 포함되기 때문에 반드시 갖춰야 하는 항목입니다.
국내에서도 유소년 육성을 제도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2014년부터 골든에이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연령대를 프리 골든에이지, 골든에이지, 포스트 골든에이지로 나눠 단계별로 관리합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17년부터 유스 트러스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년마다 전 구단 산하 66개 유소년 클럽을 10개 분야, 32개 영역, 124개 세부 기준으로 평가합니다.
최근에는 협회 정책의 방향으로도 다루고 있습니다. 대한축구협회가 2024년 6월 공개한 장기 기술 정책 프로젝트 MIK(Made In Korea)는 실행 전략을 두 가지로 정했습니다. 경기기반훈련(GBT), 그리고 IDP입니다. 협회는 IDP를 개인성장계획 또는 선수개인개발계획이라고 표기합니다. 지도자 보수교육에서도 다룹니다. 2025년 초등 화랑대기 대회 기간에는 대회장을 찾아 초등 지도자들에게 경기기반훈련과 개인개발계획을 함께 교육했습니다.
선수 개인의 데이터도 이미 쌓이고 있습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주관 대회에 나가는 선수는 개인별 경기 영상과 분석 자료를 받습니다. 전자 퍼포먼스 추적 시스템(EPTS)이 선수별로 뛴 거리와 평균·최고 속도, 활동 범위를 기록합니다.
선수를 개인 단위로 보는 일도, 개인별 데이터를 모으는 일도 이미 하고 있습니다. 제도에 아직 들어오지 않은 것은 그 데이터를 선수 한 명의 계획으로 잇고, 그 계획을 다시 점검하는 일입니다.

Q. 주기가 끊기는 이유는 무엇인가?
문제는 이 주기를 계속 반복하는 일입니다.
Hudl은 계획을 세우는 일보다 실행이 어렵다고 말하면서, 실행에 필요한 것으로 네 가지를 꼽습니다.
- 계획을 전달하고 실행할 수 있는 지도자와 스태프
- 주간 일정 안에 개인 과제를 넣는 것
- 계획을 여러 경로로 공유해 팀 안에서 보이게 하는 것
- 실행과 변화를 확인할 수단
뒤집으면 이것이 주기가 끊기는 지점입니다. 넷 중 하나만 빠져도 계획은 멈춥니다. 그중에서도 네 번째가 앞의 셋을 되돌립니다. 피드백 시점에 무엇이 달라졌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으면 다음 주기를 시작할 근거가 없습니다. 그러면 계획은 한 번으로 끝나고, 다음 시즌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
Hudl이 권하는 해법은 주기입니다. 월 단위나 분기 단위로 지도자와 선수가 함께 반복해서 보고, 진행 상황은 사이사이에 짧게 확인합니다.
이 목록은 유럽 아카데미를 기준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국내 현장에서는 한 가지를 더 고려해야 합니다. 지도자가 먼저 쓰지 않으면 선수도 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앞서 나온 이동진 감독은 이렇게 말합니다.
지도자들이 그렇게 쓰지 않고 선수들한테만 강요한다면 선수들은 소홀해질 수밖에 없거든요.
계획이 계속 실행되느냐는 팀이 다루는 방식에서 갈립니다.

Q. IDP를 엑셀이나 표로 관리하면 안 되는가?
표로는 목표를 적어두는 것까지가 한계입니다. 그 목표를 정하려면 그 선수의 기준선이 있어야 합니다.
지난 글에서 본 것처럼 어떤 선수의 체감 강도 6점이 평범한 날인지 위험 신호인지는 그 선수의 지난 기록이 있어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같은 항목을 반복해서 재야 그 선수의 기준선이 보입니다.
그래서 IDP에는 기록이 이어지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측정 결과가 선수별로 쌓이고, 목표와 과제가 그 위에 붙고, 그 결과가 다시 기록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PLCO는 이 주기를 계속 돌아가게 합니다.
IDP는 특정 제품이나 기능을 가리키는 말이 아닙니다. 선수 한 명에게 맞춘 계획을 일정한 주기로 관리해 성장을 이끄는 방법입니다.
계획의 출발점인 선수의 기준선은 한 종류의 측정만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재는 퍼포먼스 측정, 훈련과 경기에서 나오는 기록, 웨어러블로 들어오는 몸의 데이터가 있습니다. 선수가 직접 남기는 체감 강도와 컨디션 역시 측정 데이터입니다.
하나만으로는 선수의 한 면만 보입니다. 선수별로 여러 데이터가 함께 쌓여야 그 선수의 기준선을 알 수 있습니다.
그 기준선에서 선수 한 명에게 맞춘 계획이 나옵니다. 목표를 정하고, 과제를 주고, 실행한 결과를 다시 기록으로 남깁니다. 그 결과가 다음 계획의 출발점이 됩니다.
PLCO(플코)는 IDP의 네 단계를 한곳에서 잇습니다. 측정과 기록은 이미 선수별로 쌓이고 있고, 목표 설정과 과제 부여·관리 기능이 이어서 더해집니다.

선수 한 명의 성장이 팀의 승리로 이어집니다.
계획을 세우는 일까지는 어렵지 않습니다. 어려운 것은 그다음입니다. 한 번 세우고 그대로 두면 그것은 계획이 아니라 기록입니다.
재고, 읽고, 정하고, 확인하고 다시 잽니다. 이 주기가 돌아야 계획입니다.
팀 훈련은 하나지만, 그 안에서 자라는 것은 선수 한 명 한 명입니다.
WINNING THE RIGHT WAY
참고 문헌
- Hudl. Individual Development Plans in Football.
- The Football Association. The FA 4 Corner Model.
- Premier League. Elite Player Performance Plan — Elite Performance.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유스, 체계적 육성 정책으로 선수 성장 돕는다.
- PLCO 스포츠백과. 같은 훈련도 선수마다 강도를 다르게 느끼는 이유 (2026-09-03)
- PLCO 유저스토리. 백승주 유스 디렉터, 수원삼성 블루윙즈 IDP 시스템 (2026-05-22)
- PLCO 유저스토리. 성적이 아니라 습관을 남깁니다 — 이동진 감독 · 영상
- FIFA. [FIFA 단독] MIK, 한국 축구를 '철학'으로 움직일 나침반 될까? (2025-08-24). 김지훈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팀장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