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의 무엇을 측정하고 있는가

선수의 무엇을 측정하고 있는가
한눈에 보는 핵심 요약
· 선수 측정은 네 갈래로 나뉩니다. 두세 달에 한 번 재는 피지컬 측정, 선수가 매일 남기는 컨디션과 운동 부하, 훈련과 경기에서 나오는 기록 그리고 유소년 선수의 키와 성숙도입니다.
· 한 번 재서 알 수 있는 것은 팀 안에서 이 선수가 어디쯤인지입니다. 같은 항목을 같은 방법으로 반복해서 재야 그 선수의 기준선이 생깁니다.
· 한 갈래만 봐서는 선수의 일부분만 보입니다. 네 갈래의 기록이 한 선수에게 모여야 진단이 가능해집니다.

측정이 끝난 날, 지도자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일 빠르다고 생각한 애가 제일 빠른 애가 아니었어요. 측정을 안 했으면 몰랐죠.”

포항여자전자고 허문곤 감독이 PLCO(플코)의 피지컬 측정 뒤에 한 말입니다. 지도자의 눈이 틀렸다는 뜻이 아닙니다. 훈련장에서 보이는 빠름과 30m를 초 단위로 재는 빠름은 서로 다릅니다. 눈은 경기 안에서의 빠름을 보고, 측정은 그 빠름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봅니다.

지난 글에서 선수 성장 계획(IDP, Individual Development Plan)을 측정, 진단, 설계, 피드백 네 단계로 정리했습니다. 이 글은 그 첫 단계를 다룹니다. 선수의 무엇을 재고 있는지, 그것을 왜 재는지 그리고 나온 값이 어떻게 그 선수의 기준선이 되는지입니다.


[도식 1] 네 갈래 측정의 기록이 서로 다른 주기로 쌓여 선수 한 명의 기준선이 되는 구조

Q. 선수 측정은 무엇을 재는가?

선수 측정은 네 갈래로 나뉩니다. 피지컬 측정, 매일 기록, 훈련과 경기 데이터, 성장 측정입니다.

[표 1] 선수 측정의 네 갈래

네 갈래는 각각 보는 시점이 다릅니다. 피지컬 측정은 그 선수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짚고, 매일 기록은 그 사이를 잇습니다. 훈련과 경기 데이터는 선수가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를 남기고, 성장 측정은 그 모든 값이 어떤 시기의 몸에서 나온 것인지를 알려줍니다.

지난 글의 네 영역으로 보면 이 글이 다루는 것은 주로 피지컬입니다. 기술과 전술은 경기 영상과 경기 기록으로, 심리와 사회성은 대화와 설문으로 봅니다.

[사진 1] 팀 측정 현장, 피지컬 측정 11개 항목 중 스피드를 재는 스프린트 측정

Q. 피지컬 측정은 어떤 항목으로 구성되는가?

PLCO(플코)가 팀 측정에서 쓰는 기준은 11개 항목입니다. 근력 다섯, 파워 둘, 스피드 셋, 체력 하나입니다.

[표 2] PLCO 팀 측정 11개 항목

햄스트링 근력을 재는 이유는 부상과 바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프로 선수 152명을 프리시즌에 측정하고 한 시즌을 추적한 연구(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2016)에서, 신장성 햄스트링 근력이 337N(약 34kg을 들어 올리는 힘)보다 약한 선수는 햄스트링 부상이 4.4배 많았습니다. 다만 선수마다 편차가 커서 4.4배라는 숫자를 그대로 읽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방향은 분명합니다. 약한 선수가 더 다쳤습니다.

점프를 재는 이유는 폭발력뿐 아니라 피로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151편의 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Journal of Science and Medicine in Sport, 2017)은 점프 높이가 피로와 회복의 변화를 민감하게 잡는다고 정리했습니다. PLCO 팀 측정에서는 두 번을 뛰어 더 높은 값을 씁니다.

체력을 재는 이유는 훈련 강도를 정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평균 16세 선수 59명을 측정한 연구(Journal of Strength and Conditioning Research, 2008)에서, 선수가 한계까지 버틴 속도로 인터벌 훈련 거리를 정하자 체력 수준이 제각각인 선수들이 비슷한 심폐 부담으로 뛰었습니다. 30-15 IFT는 뛰고 쉬기를 반복하는 사이에 방향 전환과 가속, 감속이 들어갑니다. 어린 선수에게는 이 동작이 근육에 먼저 부하를 주어 체력을 정확히 재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고등부 이상은 30-15 IFT를, 초등부와 중등부는 곡선 구간을 돌며 속도만 올리는 VAMEVAL을 씁니다.

11개 항목에는 한 가지 공통 조건이 붙습니다. 같은 항목을 같은 방법과 같은 순서로, 워밍업까지 똑같이 맞춰 재야 지난 측정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장비가 바뀌거나 순서가 바뀌면 숫자의 변화가 선수의 변화인지 알 수 없습니다.

[사진 2] 선수가 플코 앱에 컨디션과 운동 부하를 남기는 매일 기록

Q. 선수가 매일 남기는 기록은 왜 측정인가?

선수가 직접 적는 기록에서 훈련 부하의 변화가 더 잘 드러납니다. 컨디션, 운동 부하, 통증은 장비가 재는 값보다 민감하게 움직입니다.

56편의 연구를 정리한 논문(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2016)에서, 선수가 적는 기록은 훈련 부하가 늘거나 줄 때 혈액 수치나 심박 같은 장비로 잰 기록보다 민감하고 일관되게 반응했습니다. 두 기록은 서로 따라 움직이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둘 다 봐야 합니다.

기록하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훈련 직후 운동 부하를 10점 척도로 한 번, 아침에 컨디션과 통증을 한 번 남깁니다. 1편에서 본 것처럼 어떤 선수의 운동 부하 6점은 평범한 날이고 다른 선수의 6점은 신호입니다. 그 구분은 선수의 지난 기록이 쌓여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사진 3] GPS 장비를 착용하고 훈련과 경기 데이터를 남기는 선수

Q. 훈련과 경기 데이터는 무엇을 보여주는가?

선수가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를 보여줍니다. GPS 장비는 뛴 거리, 고강도로 뛴 거리, 최고 속도, 가속과 감속 횟수를 남기고, 심박 장비는 그 움직임이 몸에 얼마나 부담이었는지를 남깁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주관 대회에서는 전자 퍼포먼스 추적 시스템(EPTS)이 선수별로 뛴 거리와 속도, 활동 범위를 기록합니다.

이 데이터는 매일 남기는 기록과 함께 볼 때 뜻이 생깁니다. 1편에서 본 스페인 연구에서, 성장 시기가 다른 두 그룹은 훈련에서 뛴 거리와 가속·감속량이 같았지만 체감한 운동 부하는 달랐습니다. 장비는 선수가 실제로 한 일을 재고, 선수는 그 일이 자기 몸에 어땠는지를 잽니다. 둘 다 있어야 그날 훈련이 어땠는지 알 수 있습니다.

[사진 4] 유소년 성장 측정 항목인 키 측정

Q. 유소년 선수는 무엇을 더 재야 하는가?

키와 성숙 시기입니다. 성인 선수에게는 없는 항목입니다.

같은 학년, 같은 팀 안에 키가 가장 빠르게 자라는 시기, 곧 급성장기(PHV, Peak Height Velocity)를 지나는 중인 선수와 이미 지난 선수가 섞여 있습니다. 1편에서 정리한 것처럼 같은 훈련을 해도 두 그룹이 받는 부담은 다르고, 이 시기 전후로 부상 위험도 달라집니다.

성숙도를 재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골연령과 2차 성징 데이터는 정확하지만 현장에서 쓰기 어렵습니다. 성숙도 연구를 정리한 논문(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2015)은 키, 앉은키, 체중만으로 추정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다 자랐을 때 키의 몇 퍼센트까지 왔는지 보거나, 급성장기까지 남은 시간을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운동선수를 대상으로는 검증이 더 필요하지만 현장에서 바로 할 수 있습니다.

한두 달에 한 번 키와 앉은키, 체중을 잽니다. 성장 속도가 빨라지는 구간이 보이면 그때가 훈련량과 강도를 다시 볼 시점입니다. 이 측정만으로도 다친 뒤에야 알게 되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사진 5] 팀 측정 현장, 반복 측정으로 쌓인 기록을 살펴보는 모습

Q. 측정값은 어떻게 선수의 기준선이 되는가?

한 번의 측정은 순위를 보여주고, 반복된 측정은 기준선을 만듭니다.

첫 측정에서 나오는 것은 팀 안에서 이 선수가 어디쯤인지입니다. 다만 계획은 거기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 세 번째 측정이 쌓이면 비교 대상이 팀 평균에서 그 선수의 지난 기록으로 바뀝니다. 이 선수가 나아지고 있는지, 멈춰 있는지, 어느 항목이 먼저 움직이는지는 그때 알 수 있습니다.

네 갈래는 주기가 각각 다릅니다. 피지컬 측정은 두세 달에 한 번이면 변화가 보이고, 매일 기록이 그 사이를 메웁니다. 훈련과 경기 데이터는 뛸 때마다 쌓이고, 성장 측정은 한두 달에 한 번이면 시기를 놓치지 않습니다. 네 갈래의 기록이 한 선수에게 나란히 쌓일 때 그 선수만의 기준선이 생깁니다.

지난 글에서 표로는 목표를 적는 것까지가 한계라고 썼습니다. 표는 한 시점을 담고, 기준선은 시간이 만들기 때문입니다.

[사진 6] 플코 코치 웹의 팀 목표 화면을 함께 보는 지도자와 선수

PLCO는 네 갈래의 기록을 선수의 다음 단계로 잇습니다.

PLCO(플코)는 팀 파견 측정과 플코짐에서 11개 항목 피지컬 측정을 하고, 결과를 선수별 리포트로 돌려줍니다. 선수는 플코 앱에서 매일 컨디션과 운동 부하, 통증을 남기고, 오늘 값을 최근 28일 자신의 평균과 비교해 봅니다. 지도자는 플코 코치 웹에서 선수별 기록을 보고, 10월부터는 그 위에 팀 목표와 선수 과제를 붙일 수 있습니다.

측정이 리포트 한 장으로 끝나지 않고 다음 과제로 이어집니다. 재는 사람과 기록하는 사람이 달라도 기록은 선수 한 명에게 쌓입니다.


[사진 7] 팀 훈련 현장, 다음 방향으로 나아가는 선수 한 명

측정은 선수가 나아갈 방향을 보여줍니다.

재는 이유는 줄을 세우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선수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다음을 정할 수 있습니다. 다음 단계인 진단과 설계는 그 위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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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